525,600 minutes, 525,6000 moments so dear

525,6000분의 귀한 시간들

 

525,600 minutes. How do you measure, measure a year?

525,600분들. 1년을 어떻게 잴까요?

In daylights, in sunsets

햇빛으로, 해질녘으로

 

In midnights, in cups of coffee

자정으로, 커피컵으로

 

In inches, in miles, in laughter, in strife

인치로, 마일로, 웃음으로, 분쟁으로

 

In 525,600 minutes

525600분의 시간

 

How do you measure a year in the life?

인생에서 1년을 어떻게 잴까요?

How about love?

사랑은 어때요?

Measure in love

사랑으로 잽시다

Seasons of love

사랑의 계절이죠

 

 

나 어제부터 알바 시작했잖아, 치킨집에서.”

, 그 집 앞에 있는거? 근데 부럽다, 가깝잖아.”

가까운거 빼고 메리트 없어. 나 완전 잡혀 살어.”

?”

나 알바 경력이 없으니까, 엄청 무시해. 그 나이 먹도록 알바도 안 해봤냐고. 아무튼 요즘 애들은 부모한테 손 벌릴 줄만 안대. 내가 안 벌리고 싶어서 안 벌렸나? 학교 다니느라 시간이 없던 거지. 내가 내 공부 하느라 알바 안하겠다는데, 뭔 상관이야? 지가 뭔데 날 평가해? 자기는 악착같이 돈만 벌려는 속물 주제에.”

 

0.

 

 

사람의 가치관은 그 사람의 역사에 좌우됩니다. , 어떤 삶을 살아왔느냐에 따라 생각의 틀이 결정됩니다. 그리고 그 가치관에 따라 사람들은 서로를 평가하거나 평가 받곤 하지요. 어렸을 때부터 악착같이 살아온 사람들은 곱게만 자란 사람을 두고 온실 속의 난초라고 평가할 것입니다. 또 친했던 사람에게 배신당한 경험이 있어 의심만 늘어버린 사람은 순진한 사람을 두고 세상을 모르는 멍청이라고 평가하겠지요. 이 평가를 듣고 아니꼽게 생각하는 사람도 많을 것입니다. 특히나 평가를 받는 당사자들은 더더욱 그럴 것입니다. 그래서 홧김에 역으로 평가자들을 평가할 수도 있습니다. ‘속물’, ‘깡만 남은 독한 사람등등으로요.

 

그러나, 남을 평가하는 것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우리 모두는 그 사람이 되보지 않고서는 그 사람을 이해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알고 보니 치킨집 사장님의 인생은 정말 산전수전의 연속이었고, 맨날 사장님께 혼나는 알바생이 그 인생을 직접 겪어보게 된다면, 자신의 고고한 가치관을 유지할 수 있을까요?

 

 

1.

 

뮤지컬 ‘Rent'의 주제곡인 ‘Seasons of Love'는 간단하면서도 아름다운 멜로디와 간단하면서도 아름다운 가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덕분에, 뮤지컬 ’Rent‘의 수록 곡 중 최고의 인지도를 자랑합니다. 이미 한국에서도 많이 알려진 곡이라, 뮤지컬의 내용은 몰라도 이 곡의 인트로를 아는 사람은 많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곡은, 뮤지컬 내용을 이해해야 진정한 설득력을 갖게 됩니다.

 

 

2.

 

뮤지컬 Rent의 주인공들은, 세상의 보편적인 기준으로 볼 때, 하나같이 비참합니다. 에이즈 환자라던가, 동성애자 같은, 세상이 쉽게 이해하지 못하는 인물들입니다. 그리고 그들은, ‘사랑하는 삶을 보내게 됩니다. 에이즈에 걸렸던 과거 연인이 자살한 상처를 갖고 있는 로저는 에이즈 환자인 미미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고, 바람둥이에 몽상가인 모린은 논리적인 조앤을 사랑하게 되고, 강도들에게 쫓겼던 콜린은 자신을 구해준 앤젤을 사랑하게 됩니다.

 

그렇게 삶을 지내던 어느 날, 각 커플들은 사랑 하나 만으로는 버티기 힘든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로저는 미미의 전 남자 친구가 자신과 적대 관계에 있는 베니라는 사실을 알았고, 조앤은 모린의 끝없는 바람기를 참을 수가 없었으며, 앤젤은 죽기 직전의 몸 상태가 됩니다. 그 가운데서, 앤젤과 콜린 커플만이 사랑으로 서로를 의지하며 근근히 버텨 나갑니다. 그러나 결국, 앤젤마저 죽습니다. 서로의 불화로 흩어져 있다가 앤젤의 장례식을 계기로 모인 주인공들은, 서로의 벽이 너무 높다는 것을 알고 다시 헤어집니다.

 

 

3.

 

아직 작품을 보지 않은 사람들을 위하여 전개를 끝까지 밝힐 순 없지만, 뮤지컬 Rent의 주인공들은 이와 같이 힘겨운 삶을 견뎌낸 사람들입니다. 세상의 보편적인 기준으로 볼 때, 아무것도 남은 것이 없는 이들에게는 잃고 잃고 잃다보니 사랑만이 남았고, 그것에 의지할 수 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그들은 겪어볼 만큼 겪어보았더니 제일 남는 것,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 것, 삶에서 제일 중요한 그것이 사랑이더라, 그러니 그것을 삶의 기준으로 삼자라고 말하는 것일 겁니다. 특히나 이들의 메시지가 더 와 닿는 이유는, 그 배경 때문일 것입니다. 그냥 사랑으로 인생을 잽시다. 그것이 제일 적절한 기준이기 때문이죠,’ 라고 하는 것 보다, ‘내가 겪을 만큼 겪어봤고, 힘들 만큼 힘들어봤는데 제일 남는 것이, 제일 중요한 것이 사랑이더라. 사랑으로 인생을 잽시다.’ 라고 말하는 것이 더 와닿지 않나요? 

한 사람의 역사는 중요합니다. 어떤 과거를 갖고 있고 어떤 일들을 경험했느냐에 따라서 그 사람의 가치관에 영향을 주고, 그 가치관에 따라서 사람은 말과 행동을 내보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한 사람의 역사를 소중하게 생각합니까? 단순히 보여지는 그것으로 그 사람을 평가하고 있진 않나요?

 

 

P.S. 만약 우리가 내일 죽는다면, 우리는 오늘 사랑하지 못했음을 후회할 것입니다


WRITTEN BY
파다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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